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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안 식

안 식




나폴레옹은 온 유럽을 정복했던 영웅이다. 나폴레옹이 말년에 세인트헬레나 섬에 유배되어 있을 때 한 기자와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기자가 물었다. “황제여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는 언제였습니까?” 이 질문에 나폴레옹은 지그시 눈을 감고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스위스 알프스 산을 넘을 때였지. 잠시 전투가 멈춘 어느 일요일 아침, 산 아래 조그만 교회에서 종소리가 은은히 울려 왔고, 그 종소리에 이끌려 나는 교회에 들어가 앉아 있었지. 그 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네.”

나폴레옹처럼 현대인들도 안식을 잃어버렸다. 낮에는 일로 바쁘고 집에 돌아와서는 집안일과 아이들 일로 정신이 없다. 쉬는 날도 지쳐서 늦도록 잠을 자다 무거운 머리를 들고 일어난다. 텔레비전 리모콘을 잡고 이리 누르고 저리 누르다가 반나절이 지나고, 아내의 성화에 청소를 하고 친척 집을 방문하고 나면 어느새 하루가 지난다. 다음날 출근할 생각을 하니 무언가 얹힌 것 같고, 처리해야 될 일들이 생각나 무거운 마음으로 잠자리에 든다.

괴테의 『파우스트』의 한 장면이다. 파우스트가 성경을 읽다가 요한복음 1장 1절에 이르게 되었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파우스트는 ‘말씀’이라는 말이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철학, 법학, 의학, 신학에 지쳐서 다른 정말 멋지고 더 아름다운 것을 상상하던 파우스트에게 ‘말씀’이라는 단어는 너무 정적으로 들렸다. 그래서 파우스트는 이 구절을 “태초에 행동이 있었다.”로 바꾸고는 만족해한다.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하고 다른 무엇으로 채워지는 그것이 파우스트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던 것이다.

파우스트는 침묵과 안식의 가치를 인식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태초에는 말씀이 있었다. 태초에는 평화와 침묵이 있었고, 태초에는 안식이 있었다. 6일 동안 창조의 노동을 하신 하나님은 일곱째 날에 안식하셨다. 하나님도 쉬셨는데 하물며 인간이 쉬지 않고 어떻게 버틸 수 있겠는가? “나 여호와가 엿새 동안에 천지를 창조하고 제 칠 일에 쉬어 평안하였음이라”(출31:17) ‘평안하였다’는 단어는 영어로 ‘refresh’ 이다. 무언가 새로운 것으로 충만해 지는 느낌이다. 안식할 때 묵은 것들이 밖으로 배출되고 신선한 에너지가 공급된다.


   안식일

이종철

   하나님 형상

이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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