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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열 개의 승리

열 개의 승리




출애굽기의 열 가지 재앙을 보며 드는 의문은 왜 열 가지였을까 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능력이면 단 한 번에 끝낼 수도 있었을 텐데... 성경은 그 이유에 대해서 바로의 마음이 완악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팡이로 뱀을 만들고 그 뱀이 애굽 술사들의 뱀을 삼키는 기적을 보고도 “바로의 마음이 완강하였다.”(출7:14) 나일 강이 피로 물드는 재앙을 보고도 “바로는 돌이켜 궁으로 들어가고 그 일에 관심을 가지지도 아니하였다.”(출7:23) 하나님의 경고를 받고도 계속 버티다가 재앙이 열 가지에 이르렀다. 이는 우리가 싸우는 싸움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악은 쉽게 굴복하지 않는다. 악의 끈질김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먼저 지치고 만다. 단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면 먼저 나가떨어지고 만다.

역사를 바라볼 때 이런 관점은 중요하다. 한국 역사에서 보수 세력의 집권 역사는 매우 오래 되었다. 돌아가신 신영복 선생이 자신의 저서 『담론』을 내며 했던 인터뷰이다.(한겨레신문) “우리만 하더라도 노론 권력의 오래된 지배구조가 강력한 권력을 행사해 왔잖아요. 임란 이후에 인조반정으로 광해군 몰아내고 나서 지금까지 우리나라 지배 권력은 한 번도 안 바뀌었어요. 노론 세력이 한일합방 때도 총독부에서 합방 은사금을 제일 많이 받았지요. 노론이 56명, 소론이 6명, 대북이 한 사람. 노론이 한일합방의 주축이거든요. 해방 이후에도 마찬가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때도 행정부만 일부 바뀐 거지, 통치 권력이 바뀐 적은 없습니다. 외세를 등에 업고 그렇게 해왔지요. 대학, 대학교수, 각종 재단, 무슨 시스템 이런 것들 쫙 다 소위 말하는 보수진영이 장악하고 있어요.”

악과의 싸움은 지구전이다. 열 가지 재앙은 곧 작은 승리들이다. 이런 작은 승리들이 쌓여 결국은 변혁과 해방이 완성된다. 이어지는 인터뷰 내용이다. “역사의 장기성과 굴곡성을 생각하면, 가시적 성과나 목표 달성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과정 자체를 아름답게, 자부심 있게, 그 자체를 즐거운 것으로 만드는 게 중요해요. 왜냐면 그래야 오래 버티니까. 작은 숲(공동체)을 많이 만들어서 서로 위로도 하고, 작은 약속도 하고, 그 ‘인간적인 과정’을 잘 관리하면서 가는 것! 엄청난 아픔이나 비극도 꼭 그만한 크기의 기쁨에 의해서만 극복되는 건 아니거든요. 작은 기쁨에 의해서도 충분히 견뎌져요. 사람의 정서라는 게 참 묘해서, 그렇게 살게 돼 있는 거지요.”


   나일강이 피로 물들다

이종철

   P 기자의 신학

이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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