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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암소 아홉 마리의 가치

암소 아홉 마리의 가치



사람들은 무언가 가치가 있는 것을 사랑한다. 이것을 에로스 사랑이라고 한다. 에로스 사랑은 ‘무엇 때문에(because of)’ 사랑이다. 에로스 사랑은 그가 가진 무엇 때문에 사랑하는 사랑이기에 조건에 매이고 물질화된 사랑이 되기 쉽다. 가치가 없는 존재는 무시하기 쉽고, 또 스스로 그 가치에 도달하지 못할까 두려워하는 사랑이다. 이에 반해 예수님의 사랑은 아가페 사랑이라 한다. 아가페 사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in spite of)’의 사랑이다. 아가페 사랑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그대로 우리를 받아주는 사랑이지만, 놀라운 것은 이 사랑을 받자 우리 안에 있던 위대하고 아름다운 것들이 꽃을 피기 시작한다.

어느 책에 실린 글이다. 아프리카에 어떤 부족이 있었는데 이 부족의 결혼 풍속은 암소를 끌고 가 좋아하는 처녀의 집에 주고 청혼하는 것이었다. 대개는 암소 한 마리면 되었는데 정말 훌륭한 신부감이라고 생각되면 암소 세 마리를 주었다. 이제껏 이 부족이 생겨난 이후로 암소 세 마리를 받은 처녀는 단 두 사람 뿐이었다고 한다. 어느 날, 외국에서 공부까지 하고 온 이 부족의 추장 아들이 암소를 몰고 청혼하러 나섰는데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자그마치 암소 아홉 마리나 몰고 나섰기 때문이었다. 얼마나 대단한 처녀이기에 그러나 하며 온 부족이 그 뒤를 좇았다. 그런데 막상 그 처녀를 보고 사람들은 경악하고 말았다. 그 처녀는 말라깽이에다가 키가 너무 크고 병약한 외모에, 마음까지 심약해서 늘 고개를 숙이고 걷는 그런 여자였기 때문이었다. 부족민들은 미쳤다고 수군댔지만 추장 아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암소 아홉 마리를 주고 그 처녀와 결혼하였다.

이 이야기는 원래 이 곳에 거주하던 백인 의사가 전했던 것이었는데 그는 사정상 본국으로 갔다가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다시 이 부족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이제 추장이 되어 있는 그 아들 집을 방문했던 의사는 그 아내를 보고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 의사는 이처럼 아름답고 우아한 흑인 여인을 본 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우아한 자태와 주인의 친절함에 더해 유창한 영어까지 구사하였다. 의사는 추장 아들에게 물었다. “저 여자는 누구요?” 그러자 그 추장 아들은 “저 사람이 그때 그 심약했던 처녀입니다.” 하고는 이렇게 말을 이었다고 한다.  

“사실 제 아내는 한 마리의 암소면 충분히 혼인 승낙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청혼의 순간에 몇 마리의 암소를 받았느냐가 평생의 자기 가치를 결정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아내를 사랑했습니다. 저는 제 아내가 스스로의 가치를 한두 마리의 암소 값에 한정하길 원치 않았습니다. 처음엔 아내도 놀래는 눈치였지만 그 후로 아내는 점점 더 아름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가치를 아홉 마리에 걸맞게 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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