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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머슴 장로 양반 성도

머슴 장로 양반 성도




전라북도 김제에 가면 ‘ㄱ자 교회’로 알려진 금산교회가 있다. 백여 년이 넘어가는 전통에 초기 교회건축 양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그런데 이곳은 교회 건물 못지않게 섬김과 하나 됨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 성경적 교회로도 유명하다.

1908년에 금산교회는 장로를 피택하게 되었는데 공교롭게도 양반이자 지주인 조덕삼과 그 집 마구간에서 일하던 머슴 이자익이 물망에 올랐다. 당시 정서상 양반이 장로가 되면 문제가 없지만 머슴이 장로가 되면 교회에 큰 분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았다. 실제 서울의 승동교회에서는 백정 출신 박성춘이 먼저 장로가 되자 양반들이 갈라져 나와 따로 안동교회를 세우는 일이 벌어졌다. 연동교회에서는 갖바치 출신 고찬익이 먼저 장로로 선출되자 양반들이 교회를 떠나 묘동 교회를 세웠다.

금산교회도 우려했던 대로 공동의회 투표 결과 주인인 조덕삼이 떨어지고 머슴인 이자익이 장로로 선출되었다. 교회가 술렁였지만 조덕삼 영수는 그 결정에 순복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결정은 하나님이 내리신 결정입니다. 나는 교회의 결정에 순종하고, 많은 교인들에 의해 장로로 피택되었으니 이자익 장로를 받들어 열심히 교회를 섬기겠습니다.” 당시 조선 사회의 분위기로서는 생각도 할 수 없는 결단이었다. 조덕삼 영수는 집에서는 주인 노릇을 했지만 교회에서는 머슴인 장로를 열심히 섬겼다. 나중에는 이자익 장로를 평양신학교에 보내 신학을 공부하게 했고, 후에 금산교회의 2대 목사로 청빙하였다. 조덕삼 영수 또한 이후에 장로의 자리에 올랐다.

한국의 초대 교회는 신분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자유가 지배하였다. 몇몇 교회에서 진통도 있었지만 그리스도의 섬김의 정신은 신분 사회의 벽을 뛰어넘을 정도로 강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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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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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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