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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내 잔이 넘치나이다

내 잔이 넘치나이다




정연희 권사가 쓴 『내 잔이 넘치나이다』는 6.25전쟁 당시 거제도 중국군 포로수용소에서 포로들의 발을 씻기고 헌신적으로 환자들을 돌보다가 27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아름다운 청년 맹의순 씨의 실제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부유한 장로의 아들로 태어난 맹의순 씨는 조선신학교를 다니며 남대문교회 전도사로 섬기고 있었다. 그러던 중 6.25전쟁이 발발하고 인민군 패잔병으로 오인 받아 포로수용소에 갇히게 되었다. 그러나 그곳에서 그는 불평하기보다는 오히려 그것을 복음 전도와 하나님의 사랑의 전파의 기회로 삼았다. 늘 찬송을 부르고 시편23편을 외우면서 중국군 포로 부상자들의 병간호를 위해 밤낮없이 봉사하고 복음 전파에 힘썼다. 불행히도 이 때문에 과로로 쓰러지고 석방을 앞둔 채 죽음을 맞고 말았다. 당시 중국군 포로들은 맹의순 씨의 모습을 통해 참된 천사를 보았다고 고백하였다. 중국군 포로 환자가 맹의순 씨의 죽음을 추도하며 쓴 글의 일부이다.

“평화의 왕자, 화평의 사도, 인애의 왕, 우리에게 사랑의 주인이셨던 맹의순 선생이 가시다니, 오늘밤, 귀 교회에서 우리의 위로자였고 사랑과 존경의 표적이었던 맹선생의 추도 예배를 드린다기에 우리 모든 사람의 뜻을 모아 서둘러서 이 글월을 드립니다... 선생은 새벽 한 시, 두 시면 늘 병동에 오셨습니다. 초저녁에 치료와 간병을 맡았던 사람들도 모두 물러가고 나서 중환자들이 심하고 무거운 고통에 시달리는 그 시간에 선생은 고통을 다스리는 천사로 우리들 앞에 오시는 것이었습니다. 선생은 하늘에서 보낸 천사였습니다... 마지막 환자를 다 씻기고 일어난 선생은 눈물을 닦을 생각도 하지 않고 시편 23편을 우리말로 더듬더듬 읽어 주셨습니다. 다 봉독하신 뒤 높은 곳을 바라보시며 다시 한 번 말씀하셨습니다. ‘내 잔이 넘치나이다. 내 잔이 넘치나이다.’ 우리는 다 그의 얼굴을 보며 그 말씀을 따라 외었습니다. ‘내 잔이 넘치나이다. 내 잔이 넘치나이다.’”

‘내 잔이 넘치나이다’가 맹의순 씨의 마지막 유언이 되고 말았다. 전쟁이라는 비극, 억울하게 포로수용소에 갇힌 분노, 환자들을 돌보아야 하는 수고 등 그에게는 별로 감사할 제목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내 잔이 넘치나이다’고 고백하였다. 자기에게 생명의 복음을 주신 주님에 대한 감사, 자신의 손으로 이방 땅에 온 지치고 병든 나그네들을 돌보는 사랑의 수고를 감당하게 하셨다는 감사에서 나온 고백이었다. 넘치는 잔은 가득 부어서 그리 되는 것이 아니다. 감사하는 자의 잔이 넘치는 잔이다. 내 인생의 잔은 작고 부족한데 주님은 넘치도록 부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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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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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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