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생명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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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원수를 사랑하라

원수를 사랑하라




산상수훈에서 예수님은 탈리온의 보복의 법이 아니라 용서의 길로 가라 하셨다. “또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으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 대며...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마5:38, 39, 44) 신앙인들에게는 이제 보복의 법은 금지되었다.

생명과 재산을 억울하게 빼앗기고 모욕을 당하던 초대교회의 모습을 생각하면 정말 지키기 힘든 말씀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초대교회는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보복하는 것을 포기하였다. 재침례파를 비롯하여 교회사에는 이 말씀을 그대로 지키려는 신앙인들이 있었다. 그렇지만 이 말씀은 악인과 함께 공존해야 하고 또 분노에 휩쓸리기 쉬운 연약한 인생들이 지키기 어려운 시험의 말씀이었다.

그래서 가톨릭에서는 특별한 부름을 받은 수도사나 사제에게 국한 된 윤리라고 해석하였다. 루터는 이 말씀은 지키라고 준 것이 아니라 우리를 절망에 빠뜨려 그리스도에게 인도하는 말씀이라 하였다. 톨스토이는 그대로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고, 슈바이처는 종말을 앞둔, 마치 전쟁이라는 비상시의 윤리라 해석하였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근본 동기는 분명하다. 이제는 원수와 보복의 논리가 아니라 사랑으로 가야한다는 말씀이다. 악한 자를 대적지 말라는 것은 악에 대해서 외면하거나 굴복하라는 말이 아니다. 사랑으로 악을 무력화 시키라는 것이다.

그러나 사랑한다고 하여 악을 무조건 용서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오히려 악을 방조하고 피해자를 더 아프게 만들 수 있다. 아나뱁티스트라는 재침례파는 ‘회복적 정의’라는 말을 사용한다. 교회 안에서 행하는 정의는 심판이 그 목적이 아니다. 징벌적 정의가 아니라 궁극적인 목적은 가해자나 피해자를 모두 회복시키는 데 있다. 피해자의 상처가 치유되고 그가 잃었던 권리가 회복되어야 한다. 가해자는 그 잘못을 교정하고 돌이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가해자는 죄의 대가를 치름으로써 죄의 사슬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이것이 성숙한 사랑이다.


   비폭력과 생명사랑

이종철

   탈리온 법

이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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